▲ 22일 충북도의회 회의실에서 소방설비공사 분리발주 조례 공청회가 진행되고 있다./사진=뉴시스

‘공공건축물 소방설비공사 분리발주’를 주된 내용으로 하는 충북도의 조례 제정 공청회에서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충북도의회 건설소방위원회(건소위)는 22일 도의회 회의실에서 종합건설업계와 소방설비업계, 학계 등의 의견 수렴을 위한 공청회를 진행했다.

건소위 임순묵(충주3) 위원장이 좌장을 맡은 공청회에는 건설협회 김용태 사무처장과 건설산업연구원 최민수 연구위원, 숭실사이버대 이창우 교수와 유학엔지니어링 김학정 대표, 세명대 정기신 교수가 패널로 참여했다.

종합건설협회 측인 김 사무처장과 최 연구위원은 “소방설비분리발주 조례는 지역계약법 시행령에 위반될 뿐만 아니라 부작용 우려로 16대와 18대 국회가 관련 법안을 폐기했었다”고 조례 제정에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그러면서 “소방설비공사를 분리 발주하면 하자나 사고가 발생했을 때 책임소재 규명도 어렵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반면 소방설비업계를 대변한 이 교수와 김 대표는 “분리발주하면 지자체 등 발주자가 실제 시공업체에 직접 하자보수를 요구할 수 있어 오히려 신속성과 책임성이 확보된다”며 조례 제정에 찬성 입장을 보였다.

특히 “소방설비 공사가 건설·전기공사에 포함돼 입찰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있는데, 분리발주를 제도화하면 저가 하도급에 의존하는 병폐를 해소하고 도민의 안전도 강화할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임 위원장은 “공청회에서 논의된 다양한 의견과 그동안 상임위에서 검토한 내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빠른 시일 안에 조례 제정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도소방본부가 제정을 추진하는 조례는 공공건축물 공사를 발주할 때 소방설비공사를 분리해 발주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주된 내용으로, 지난해 의원 발의로 제정한 ‘충북도 기계설비 분리발주 조례’와 유사하다.

당시에도 종합건설업계는 “공기 지연, 공사비 증가, 품질 저하, 하자책임 전가, 공종 사이의 마찰과 간섭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며 반대했다.

하지만 발주자 선택권 보장, 수직적 생산체계(하도급)의 문제점 해소 등이 강조되면서 조례 제정이 진행됐고, 도는 지난해 5월 이를 공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