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상진·최항연·조광호·변준의·박복만씨 등 청주사직푸르지오캐슬 입주민 5인이 아침 식사를 함께 한 후 1단지 북카페서 커피를 마시며 대화하고 있다.

‘행운은 반드시 아침에 온다’ 사소한 아침 습관이 운명을 바꾼다.

세계적인 정원 디자이너이자 일본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스님인 마스노 순묘 작가가 평생 직접 경험해 온 놀라운 ‘아침 습관의 기적’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저자는 아침을 어떻게 여느냐에 따라 인생이 천양지차로 달라지며 행운은 반드시 아침에 찾아온다고 이야기한다. 아침에 만난 행운은 도미노처럼 하루종일 찾아온다. 아침에 만난 행운이 운 좋은 하루, 운 좋은 1년, 운 좋은 인생을 만든다.

삭막한 아파트지만 이웃 간의 정을 나누며 운 좋은 아침을 여는 어른들이 있다. 매일 아침 오전 6시 청주 푸르지오캐슬아파트 휘트니스 지하 1층. 70대 중후반 어르신 5명이 이른 아침부터 구슬땀을 흘리며 운동을 하고 있다.

이들은 운동을 마친 후 주 3회 아침 식사를 함께한다. 조식 5인 멤버는 오상진(78·104동)·최항연(78·503동)·조광호(74·101동)·변준의(74·104동)·박복만씨(74·505동).

이들이 아침을 함께 한 것은 4년전이다. 2016년 3월 최항연씨 부인이 파킨스병으로 사망했다. 부인은 7년여 투병 끝에 자식없이 73세에 생을 마감했다.

4개월째 홀로 지내며 아침 혼밥을 했다. 이 소식을 접한 조광호·박복만씨가 아침을 함께하자고 제의해 3인이 돌려가며 아침 식사를 했다. 이같은 소식을 전해들은 오상진씨가 이듬해 합류하고 최근 변준의씨가 동참했다.

“20여년 청주에 살았지만 연고는 없습니다. 부인과 사별 후 서울로 이사를 가려고 했습니다. 동생, 누이처럼 대해주는 두 분(조광호, 박복만) 덕분에 청주 푸·캐아파트서 여생을 보내기로 마음을 정했습니다. 아프면 병원 입원 등 편의를 봐 주겠다고 약속해 용기를 냈습니다. 그래서 이사도 작년 7월에 2단지에서 5단지로 했습니다” “꽃동네 오웅진 신부가 얻어먹을 수 있는 힘만 있어도 주님의 은총이라고 했어요. 아침을 함께 할 수 있는 것도 주님의 은총이라고 생각합니다. 청주는 양부모님도 청주 목련공원에 모실 정도로 제2의 고향입니다”

이처럼 최항연씨는 이웃 사랑의 고마움을 표시한다. 그는 “냉동 반찬으로 식사를 수년째 홀로 하고 있다. 독거 어른들 위해 아파트에서 출장 부폐식으로 조식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5인 아침 식사는 주 3회(화금토) 오전 7시30분 식당을 돌려가며 한다. 화요일은 우암해장국에서 계란, 선지, 막걸리는 무료로 제공한다. 가격도 할인해 준다. 금요일은 사창동 할머니국밥에서 동태나 고등어찌개, 토요일은 사직동 만수옥 기사 식당서 백반을 먹는다.

1주씩 순번을 정해 당번은 당일 식사비와 자동차로 교통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아침 식을 마친 후 1단지 북카폐에서 커피 등을 마시며 이야기 꽃을 피운다. 화제는 정치, 건강, 생활정보 등 세상 돌아가는 얘기다.

이들은 정기 아침식사 이외 생일 등 집안에 행사가 있으면 서로 초청해 식사를 대접하는 등 시골인심처럼 살고 있으며, 이웃간에 소통도 하고 담소도 나눈다

특히 조광호·박복만씨는 최항연씨가 지병 등으로 아프면 병원에 입원을 시키는 등 보호자 역할을 하고 있다.

늦게 합류한 변준의씨는 조만간 진천 저수지 밑 자신의 농장에 5인회 멤버들을 초청해 대접하겠다고 제의하기도 했다. 변씨는 지난해 여름 1단지 경로당에 염소 2마리를 기증하기도 했다.

오상진씨도 불우시설 하모니카 봉사를 하며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