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박지환 충북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장이 불법 입국자 검거 브리핑을 하고 있다. 충북경찰청 제공

우즈베키스탄인들을 고려인 후손으로 위장시켜 국내에 장기 체류할 수 있는 비자를 받게 해준 대가로 거액을 챙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충북경찰청 국제범죄수사팀은 9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우즈베키스탄 출신 브로커 A(41)씨 등 2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1명은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일당을 통해 허위 체류 자격을 취득한 우즈베키스탄인 24명에게도 같은 혐의가 적용됐다.

이들 중 주거가 불분명하고 범행을 부인한 2명은 구속됐다.

A씨 일당은 2017년부터 5년간 방문취업(H2) 비자를 받아 국내로 들어온 우즈베키스탄인 24명을 모집한 뒤 현지 위조책으로부터 이들을 고려인 후손으로 위조한 가짜 출생증명서를 받아 출입국사무소에 제출해 재외동포(F4) 비자로 변경한 혐의를 받고 있다.

불법 입국한 외국인 24명은 H2 비자를 발급받을 때도 위조 출생증명서를 대사관에 제출했다.

이들이 변경한 F4 비자는 체류 기간 연장 제한이 있는 H2 비자와 달리 3년 단위로 갱신하면 국내에서 무기한으로 창업, 취업 등의 경제활동을 할 수 있다.

F4 비자는 대한민국 국적을 보유한 직계존속이 있으면 신청 자격이 부여된다.

A씨 등은 비자를 받게 해주는 대가로 적게는 3천 달러(약 392만원) 많게는 1만달러(약 1천300만원)의 수수료를 받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해 6월 우즈베키스탄인이 허위 비자로 국내에 불법 입국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우즈베키스탄에서 허위 출생증명서를 만들어 준 위조책의 신원도 확인,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김명기 국제범죄수사팀장은 "위조된 서류로 비자를 발급받은 우즈베키스탄인들은 강제 퇴거할 예정"이라며 "불법 입국 사례는 법무부 등 관계기관과 공유해 비자 발급 절차가 개선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불법 입국이 의심되는 경우 경찰에 적극적으로 신고해 달라"며 "앞으로도 불법 입국자에 대한 수사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