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종우 편집국장

의료 공백 사태와 김건희 특검이 정치권의 ‘핫 이슈’다. 하지만 해법을 놓고 대통령실과 여당 대표가 다르다. 국민불안 해소할 중재와 타협이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이 걸림돌이다.

이런 상황에 지난 24일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90분간 만났다. 2달 만에 만난 두 사람이 나눈 애기는 ‘음식과 건강‘이 전부였다. 한마디로 ’맹탕‘ 회동이다.

이로 인해 한 대표의 독대 요청을 외면한 윤 대통령은 ’불통‘ 이미지를, 한 대표는 ’검찰 후배‘ 2인자라는 멍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덧셈 아닌 뺄셈 정치‘다.

이는 한 대표의 언론 통한 ’독대‘ 요청에 대통령실이 불쾌감을 드러냈다. 만찬 전날 대통령실은 “당 지도부 완성 후 상견례 성격이 강하다”고 했다.

정무기능이 실종 된지 오래다. 단 5분 만이라도 단둘이 정원을 산책하며 한 대표의 요구사항을 듣기만 했어도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모두 승리자 기회를 놓쳤다.

한 대표가 다시 독대 요청을 했지만 지금 상황으론 ’물건너‘ 갈 위기다.

이로 인해 한 대표는 대통령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번 만찬을 통해 한 대표 리더십은 상처를 입었다. 이슈를 통해 한 대표가 리더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었지만 대통령실이 외면해 물거품이 되었다.

▷ 두 사람 간극, 지난 총선 때 ’디올백‘ 단초

2020년 2월 13일, '윤석열 복심 한동훈과 한달 만에 재회’가 신문에 헤드라인으로 게재된 바 있다.

보스와 복심의 브로맨스는 4년 6개월 여만에 파국을 맞았다.

’강 대 강‘이다. 독대에는 여사문제가 포함된 건 알 수 있다.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 10년 전 윤석열 여주지청장이 서울고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국민의 뇌리에 각인된 말이다. 이 발언으로 국민적 스타가 됐다.

기싸움 이면에는 한 대표에게 충성을 강요하는 게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낳고 있다.

두 사람 사이 간극은 지난 총선 때 김건희 여사 디올백이다. 이에 한 대표가 ’국민 눈 높이‘에서 판단해야 한다고 한 게 발단이 됐다. 대통령의 '역린'을 거슬린 거다.

이명박 대통령 시절 ‘2012년(18대)총선 기적’이 있었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 국정지지율은 20%대로 낮았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152명 당선 돼 국회의석 과반수 이상을 차지했다.

당시 이 대통령은 대선주자 박근혜(새누리당) 비대위원장에게 당권을 넘겨주고 현 정권에 대한 비판 까지 허용하는 걸 용인했기에 총선에서 이길 수 있었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이명박 대통령을 포기한 채 당명도 바꾸고 친이계를 공천에서 제외하는 전략을 택한 게 주효했다.

이를 교훈 삼아 윤석열 대통령이 디올백 사과하는 등 한 대표에게 힘을 싣어줬으면 총선 판도는 달라졌을 것이다.

지난 총선 참패는 대통령의 '불통과 오만'이 자리하고 있다. 총선 책임을 놓고 대통령실과 친윤세력은 한 대표에게 전가하는 상황이다.

▷ 디올 백 사과, 김건희 특검 전향적 검토해야

늦었지만 디올 백 문제는 사과해야 한다. 그리고 김건희 특검 문제도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역대 김영삼, 김대중, 박근혜 대통령도 자신이나 자식, 친인척 문제에 대해 특검을 수용했다.

대통령과 여당 대표 ’기싸움‘은 있었다. 이회창 여당 대표는 김영삼 대통령과, 박근혜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웠다. 하지만 이낙연 여당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 그늘을 벗어나지 못했다.

국민들은 대통령에게도 할 말하는 여당대표를 원한다. 푸돌 이미지에서 벗어나야 한다.

한 대표는 “독대 요청, 보도되면 안 되는 건 아니지”한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한 대표는 ’허심탄회한 만남‘을 성사시킬 의지가 있다면 언론 플레이를 자제해야 한다.

대통령도 한 대표를 끌어 안아야 한다. 조만간 만나 ’우리가 남인가‘하며 하나 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 두 사람과의 기싸움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다.

20대 지지율로 곤두박칠 친 윤 대통령의 ’통 큰 결단‘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