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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병익 충청북도교육삼락회장 |
탤런트 박인환은 드라마 속 역할이 독특하다. 한때 꽤 인기를 끌었던 ‘수상한 3형제’의 세 아들 아버지 김순경 역에서 더 두드러졌다. 한때 목숨이다시피 존재 이유였던 직업(경찰)을 그만두고 명예퇴직금까지 사기당한 채 절망에 빠졌으나 상실의 고통을 헤치며 가까스로 가족·사회관계를 회복했다.
초등학교 교사 양성기관인 전국 10개 교육대학에서 지난 학기 동안 700명 가까운 학생들의 중도 포기로 비틀대고 있다. 우리지역 청주를 비롯한 지방권 8개 교대 400여명 포함, 전년비교 30%나 급증한 셈이다다. 서울 서이초 교사의 죽음을 계기로 학부모 악성 민원에 고통받던 동료 교사들은 주말마다 절규하다시피 대책을 외쳤고 정부는 이른바 '교권 보호 5법'을 마련하는 등, 부산을 떨었던 1년도 지리멸렬하게 넘어갔다.
그 사이 현직 교원들은 한마디로 깡그리 방전됐다. 한국교육개발원의 한국초등교원종단연구 결과 '정년까지 재직할 의향 없음'에 웅답률 40%로 나타났다. 실제 젊은 선생님들이 교단을 떠나고 교직 경쟁률은 해마다 떨어진다. 심지어 경력 5년 미만 저연차는 물론 공교육 경쟁력을 좌우할 25~35년 중견 퇴직률 증가 지경에 이르렀다. 큰 꿈을 안고 교직의 길에 들어선 선생님들이 과감히 등지는 이유는 명확하다. 업무강도(직무 불만족)·학교폭력(정서적 탈진) 같은 속마음을 털어놨다. 충북 교원 273명(2023년)이 중도에 교단을 떠나 조난 신호를 보탰다. 교직사회를 둘러싼 절제절명의 교육 수난시대다.
◇ 선생님도 사람인데
누누이 지적된 1998년 '교원 정년단축' 의문은 끝이 없다. 불쑥 ‘고(高)경력자 1명 퇴출로 신규교사 2.5명 채용’ 교육문맹(?)을 그럴싸하게 포장하여 준비도 안 된 62세 유·초·중등 교원을 한꺼번에 교단에서 쫒아냈다. 교권은 이때부터 무너지기 시작했다. 상황이 절박하자 다시 2018년 12월 인성교육진흥법 공포와 함께 '인간다운 성품과 역량'에 복원의 무게를 실었으나 선생님 1· 학생 3· 학부모 6 정도로 결국 지향점은 증류된 채, 중도퇴직을 가속시켰다.
우리 교육, 선생님의 사명감+검정 칠판과 분필로 인재 강국이 됐다. 일·숙직도 마다하자 않으며 가슴 뛰게 교육을 사랑했고 반공일에 감사했다. 한데 학부모-동료-아이 성향 순으로 전보 내신 희망자가 몰리는 현실, 버티다 버티다 여북하여 새 학년을 앞두고 교단을 떠날 명예롭지 못한 퇴직 숫자는 또 얼마일지 안쓰럽다. 어떻게 해야 '교직=천직' 서사가 가능할까. 자칫 잘못 대응이라도 했다간 공교육 신뢰 회복은 멀 춤하고 경쟁력 저하마저 명약관화하다. 단세포적으로 바꾸려 들면 교육 현장에서는 괜찮다 싶은 내용조차 거부 또는 곧잘 질리게 된다. 개혁 플레이션을 너무 앞세울 때 성장엔진도 꺼진다. 멀리 보고 교직의 매력을 높이는 게 중요 과제다. 보상구조를 바꾸지 않고 돈 같은 건 좇지 말라며 백날 몽롱한 사명감만 떠들어 봤자다. 그헣다면 교육은 누가 해야 하나.
"언제쯤 내 울음소리를 내가 듣게 되겠습니까"(조오현, 내 울음소리) 한 줄 시 너머로 희망은 쉽지 않으니 왠지 쎄하다. 선생님도 사람이다. 교학상장의 해법을 서두르기 바란다. < 저작권자 © 세종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