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직장인 김 모 씨는 더위를 참지 못하는 체질이다. 바깥에 나갔다 오면 에어컨 온도를 최대한 낮추기 일쑤였다. 어느날 한참을 에어컨 앞에 서 있던 김 씨. 갑자기 머리가 어지러우면서 급격한 피로를 느꼈다. 이후 심한 몸살 증상으로 병원을 찾은 김 씨에게 의사는 “차가운 에어컨 바람을 과도하게 쐐 냉방병에 걸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연일 30도를 웃도는 폭염이 계속되면서 병원마다 두통과 무기력증을 호소하는 냉방병 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냉방병에 걸리면 몸이 으슬으슬 춥고 피로와 권태감을 느끼게 된다. 두통이나 콧물, 코 막힘, 재채기 또는 기침, 근육통 등 다양한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 때로는 소화불량이나 복부 불쾌감과 같은 소화기 증상도 나타난다. 감기나 몸살과 증상이 비슷해 감기에 걸렸다고 착각하는 사람도 많다. 감기는 외부 온도와 무관하며 이틀에서 사흘 정도 지나면 회복되지만, 냉방병의 경우 온도 차가 크게 나는 환경을 바꾸지 않으면 이상 증상이 계속된다는 차이점이 있다.

청주지역 병·의원 등에 따르면 두통과 전신피로감, 근육통 등과 함께 마른기침 등 감기증상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냉방병 예방을 위해서는 실내 기온이 25도 이하로 내려가지 않도록 하고,실내외 기온차가 5~8도를 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적어도 2시간마다 실내를 환기시켜 신선한 공기를 쐬는 것이 좋다. 춥다고 너무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면 혈압에 부담이 오므로 미지근한 물로 샤워한 뒤, 충분한 수분 공급을 하면서 쉰다면 증세가 호전된다.

최은희 가정의학과 의사는 "여름철 무기력증이나 손발에 힘이 없고, 식욕이 떨어지는 것은 전형적인 냉방병 증상"이라며 "심한경우 두통에 시달리거나 식은땀이 나고, 설사를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냉방병이란 것은 사실 편의상 사람들이 만들어낸 말로 질병으로 분류되는 것은 아니다"며 "에어콘을 세게 틀어 놓아서 실내와 실외 사이에 급격한 기온차가 발생할 때 우리 몸의 자율신경계가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서 발생하는 여러가지 증상들을 통칭하는 말"이라고 설명했다.